재구매
이번에 워케이션 겸 한옥 펜션 며칠 내려왔는데, 오기 전부터 이상하게 클라우디 베이는 꼭 가져오고 싶었어요.
뭔가 이번 일정이랑 제일 잘 어울릴 것 같았거든요.
낮에는 일하고 저녁엔 그냥 조용히 쉬는 일정이었는데, 여기 와보니까 진짜 딱이었어요. 창 열어두면 바람 들어오고 나무 냄새 계속 나고, 중간중간 멍하니 밖만 봐도 좋을 정도로 되게 고요한 곳이었는데 일 끝나고 차갑게 칠링해둔 클라우디 베이 꺼내 마시는 순간 “아 잘 가져왔다” 싶더라고요ㅋㅋ
원래 소비뇽 블랑 너무 과하면 좀 피곤하게 느껴질 때도 있잖아요. 향만 너무 튀거나 시기만 한 느낌. 근데 클라우디 베이는 확실히 깔끔한데 밸런스가 좋아요. 처음엔 라임이나 자몽 같은 향이 되게 시원하게 올라오는데 마시다 보면 풀 향이랑 약간 미네랄 느낌도 같이 나서 계속 질리지 않더라고요.
특히 좋았던 건 이 와인이 풍경을 안 깨는 느낌이었다는 거예요.
괜히 말 많은 와인 있잖아요ㅋㅋ 너무 존재감 강해서 분위기를 다 가져가버리는 스타일. 근데 이건 한옥 마루에 앉아서 바람 맞으면서 마시기 너무 좋았어요. 뉴질랜드 와인인데도 이상하게 한국 초여름 풍경이랑 되게 자연스럽게 섞이더라고요.
일하다가 잠깐 쉬면서 한 잔, 저녁 먹고 해 질 때 한 잔씩 마셨는데 그 시간이 이번 워케이션에서 제일 기억 남아요. 그냥 와인 자체보다도 그날 공기랑 온도까지 같이 기억나는 느낌?
그래서 그런지 사진 정리하다가도 괜히 다시 생각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클라우디 베이는 “맛있다”에서 끝나는 와인보다, 좋은 장소랑 같이 기억 남는 와인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