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올해는 더는 술에 돈을 안쓰려 했는데, 몇달전부터 눈여겨보던 제품이 출시되는 바람에 결국 또 구매해버렸다. 내가 좋아하는 증류소 + 궁금한 맛의 위스키가 한정판으로 나온다는데 궁금해서 버틸 수가 없었다. 당분간 라면만 먹어야겠다
글렌모렌지 어 테일 오브 아이스크림 (46%)
우선 외관부터 예쁘다. 박스도 박스거니와 내부 병 라벨 디자인에 사용된 색상이 위스키의 황금 ~ 호박빛 색상과 굉장히 조화롭게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병목의 민티한 파스텔톤 색상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고, 아이스크림 특유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듯 했다.
N : 방금 오픈한 병임을 감안해도 생각보다 알콜취가 강하지 않았다. 그리고 바닐라의 향이 정말 아이스크림처럼 두드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하이바닐린 캐스크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접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인데, 확실히 아이스크림이라는 네이밍을 택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동시에 부드러우면서 달콤한 꿀이나 복숭아의 향도 은은하게 올라왔다. 향만 따로 담아두고 싶을 정도로 포근하며 달콤하다.
P : 46%라는 알코올도수치고 부드러워 다시 놀랐다. 노징에서 느낀 감상이 80%까지는 혀로 이어지는 것 같다. 바닐라, 부드러움 사이로 약간의 고소함이 느껴진다. 부담 없이 입 안에서 오래 굴리며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크림같기도 하다.
F : 깔끔하면서 중간정도의 피니쉬를 보여준다. 바닐라의 향과 달콤한 여운이 계속해서 이어지며 다시 한번 아이스크림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상기시킨다. 과연 호불호가 있을까 싶은 맛이다.
글렌모렌지의 가볍고 화사한 스피릿과 증류소 특유의 캐스크에 대한 도전 및 활용 정신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정도면 지금까지 나왔던 테일 시리즈들 중에서도 상위권에 들지 않을까?
비록 올해 술 예산을 조금 초과하긴 했으나 구매에 후회는 없다.
오늘도 퇴근하고 한잔 가볍게 마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