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빈티지 하프보틀] 사시까이아

한때 이탈리아에서 네비올로나 산지오베제같은 토종 품종이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와인은 이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린 와인 중의 하나입니다. 1968년 처음 일반인들에게 소개되면서 단번에 보르도 최고의 특급 와인들과 같은 평가를 받고 전 세계를 장악한 와인, 바로 테누타 산 귀도(Tenuta San Guido)사의 '사시까이아'입니다.

'사시까이아'는 강렬하고 진한 루비 컬러의 레드 와인입니다. 우아하면서도 복합적인 붉은색 과일의 아로마가 지배적이며 한 모금 마셨을 때 온 입안을 농도 짙은 달콤함이 가득 채웁니다. 풍부한 아로마가 타닌과 높은 밸런스를 이루어 깊이감과 구조감을 갖추었고, 매우 긴 피니시로 끝까지 즐거움을 주는 와인입니다.

'사시까이아'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까베르네 프랑 2종류의 품종이 블렌딩 된 와인입니다. 블렌딩 와인의 라벨을 보면 맨 뒤 부분에 자주 자리하는 까베르네 프랑은 다른 품종과 섞였을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하곤 합니다. 까베르네 프랑 와인은 묽고 밝습니다. 과일 향이 강한 포도와 혼합되면 후추 등의 스파이시한 향을 더해주고, 무거운 풀바디의 타닌이 강한 포도와 혼합되면 밸런스를 높입니다. '사시까이아'는 그런 면에서 까베르네 품종의 매력을 극대화하면서도 대중성을 살린 와인이라고 할 수 있지요.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와인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