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냑 블랑

주정강화 와인(fortified wine)하면 스페인의 셰리나 포르투갈의 포트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이번에는 '포도'로 유명한 프랑스의 주정강화 와인 '레이냑'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레이냑 블랑'은 위니 블랑(Ugni blanc), 폴 블랑슈(Folle-blanche), 콜롱바(colombard) 포도 품종으로 만든 주정강화 와인입니다. 위니 블랑은 신선하고 풍성한 과즙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산미와 단맛을 골고루 가지고 있으며, 폴 블랑슈는 소량 재배되는 품종으로 섬세한 과일 향과 기분 좋은 단맛이 특징입니다. 콜롱바는 블렌딩에 최적화된 포도이죠.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세가지 포도 품종을 섬세하게 블렌딩해서 만든 주정강화 와인이 바로 '레이냑 블랑'입니다.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레이냑 블랑은 신선한 포도의 힌트와 말린 과일, 라임의 풍미가 꽃향기와 함께 어우러져 길고 우아한 피니시를 자랑합니다. 레이냑 블랑은 냉장고에 차갑게 보관했다가 디저트처럼 단독으로 즐기거나 아래의 칵테일 레시피대로 제조해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볶은 가리비나 푸아그라와 함께 곁들이면 환상의 페어링을 보여줍니다. 

[레이냑 콜라다 칵테일레시피]

1. 쉐이커에 레이냑 블랑 4oz, 파인에플 주스 3oz, 코코넛 밀크 2oz, 라임 즙 1oz를 넣어줍니다.

2. 각각의 재료가 잘 섞일 수 있도록 쉐이킹해주세요.

3. 약간의 딸기 시럽을 더해주면 이국적인 맛이 더 돋보이는 칵테일로 완성됩니다.

주정강화 와인은 와인을 발효하는 중이나 발효가 끝난 후에 브랜디를 첨가하여 알코올 함량을 높인 와인입니다. 단순히 도수만 높인 와인이 아니라 '알코올을 이용해 와인의 모든 풍미를 강화한 와인'이기도 하죠. 주정 강화 와인은 와인이나 브랜디와는 다른 농밀하고 진한 맛을 가지고 있어 포도 향을 즐기며 식사를 마무리하거나 디저트와 함께 한 모금 곁들이기 좋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주정강화 와인을 피노 데 샤랑트(pineau des charentes)라고 부릅니다. 프랑스 꼬냑 지방에서 오크통에서 숙성 중이던 꼬냑 원액을 한 노동자가 와인 오크통으로 착각해서 꼬냑 원액이 보관되던 오크통에 실수로 와인을 담게 되었고, 나중에 맛을 보니 맛이 훌륭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우연한 계기로 프랑스에서도 와인과 꼬냑이 만난 주정강화 와인이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레이냑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주정강화 와인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 지역이 한정되어 있어서 아는 사람만 마셨고, 다른 나라로 수출할 재고까지 다 마셔버려 셰리, 포트와 함께 세계 3대 주정강화 와인으로 불리지 못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죠. 셰리나 포트만큼 유명하진 않더라도 훌륭한 맛과 풍미를 지닌 프랑스 주정강화 와인 '레이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