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우드포드 리저브 켄터키 더비 150'을 구매할 수 있었던 부분에서 저는 아주 큰 행복을 느꼈습니다. 전 스포츠 경기 중에서 경마, 특히 일본어를 알아들을 수 있어서 일본 경마를 아주 좋아하는데, 이런 제 취미를 기념할만한 '무언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데일리샷이 수입사와의 지속적인 교류를 거치며 우리 소비자들에게 켄터키 더비를 공급해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향은 버번인만큼 직관적으로 바닐라 계열의 향이 터져오릅니다. 공식상품 대비 2%의 더 높은 도수는 이런 폭발력에 박차를 가해줍니다. 바닐라의 달달함은 크림 브륄레의 구운 설탕이나 꿀, 졸이고 있는 물엿, 조청같이 달달하게 바뀝니다. 아세톤감도 분명 있지만 여기에 약간 나무향이 섞여서 향신료감이 올라오는게 마음에 듭니다. 향만으로도 한병 더 살 가치는 분명히 있네요.
맛은 버번 특유의 타격감이 좀 부족합니다. 하지만 우드포드 리저브는 몽둥이 같은 타격감이 아닌 레이피어나 롱소드같이 세련된 느낌의 터치가 인상적인 제품이므로 전 여기서 추가 점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싱글몰트나 블렌디드 같은 스카치 계열을 선호하신다면 아주 좋아하실 것입니다. 직관적으로 달지만, 셰리 특유의 과일 숙성내음이 아니고 달고나나 카라멜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이게 입안을 가득 적시는 부분에선 하겐다즈 바닐라 같이 묵직하게 코팅해주는게 너무 좋습니다.
여운은 뭐 말도 못합니다. 3000m 경마장의 추입마가 격렬한 추월 후 역전승을 하는 것처럼, 이후 위닝런을 마치 3바퀴 넘게 하는 것처럼 파괴적이고 길게 뻗어나갑니다. 제가 좀 여운을 길게 느끼는 편이지만 하루종일 느꼈으니까 얼마나 긴지 이해되시리라 생각됩니다. 견과류의 터치가 좋네요. 나무향과 아세톤과 바닐라가 섞인 것만으로 아몬드와 호두를 느낄 줄은 몰랐습니다.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너무 잘 마셨습니다. 초콜릿도 좋은 안주가 되었습니다. 이번 병이 처음이었는데, 앞으로도 우드포드 리저브를 자주 애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