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9 화요일 출시 당일 픽업해서 잘 받았습니다.
호랑이를 구입한 당일 오픈하자마자 바로 마시니 셰리 위스키 특유의 달콤한 말린 과실향과 입에서 느껴지는 스파이시함으로 제법 맛은 좋았지만, 다소 가볍게 느껴지는 무게감과 새 보틀 특유의 알코올이 강조되는 느낌으로 다소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들고 위스키가 가진 포텐셜을 제대로 느끼지 못 했습니다.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병 브리딩을 거쳐야 제대로 된 맛이 나올 것 같아 약 10일 정도 가만히 두었다가 다시금 마셔보았습니다.
이제서야 처음에 느끼지 못했던 무게감과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 마셨을 땐 짧게 느껴졌던 스파이시함도 묵직하고 길게 제대로 느껴졌고, 입에 닿는 부드러운 질감에서 스파이시함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과 곡물향과 견과류, 묵직한 나무 풍미로 이어지는 느낌을 천천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원 호랑이는 상당히 묵직한 질감과 오래 이어지는 스파이시함을 지닌 훌륭한 셰리 위스키라는 인상을 제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출시된 기원 배치 시리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배치 3 올로로소 셰리 혹스헤드였기에 호랑이를 마신 후 기원 배치 3를 제대로 다시 마셔보고 비교해보니, 새삼스럽지만 배치 3이 상당한 완성도를 지닌 위스키라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로로소 셰리 위스키의 전형을 보여주는 짙은 과실 풍미와 매운 스파이시함, 묵직한 단맛을 중심으로 산미와 곡물향, 나무향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움을 보여주면서 숙성감까지 느껴지는 맛으로 역시 한정 출시 상품다운 만족감이었습니다.
기원 호랑이는 한정 출시 상품이었던 기원 배치 3에 비하면 분명 가벼운 편이지만, 좀 더 합리적인 가격과 앞으로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코어 레인지 위스키로서는 충분할 정도의 무게감과 다양한 풍미를 보여주는 훌륭한 셰리 위스키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출시될 버번과 아메리칸 캐스크를 사용한 독수리, 피티드 몰트를 사용한 유니콘도 기존의 배치 1,2 및 4 스모크드와 나란히 비교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