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2
Tasting Notes
Aroma
향Taste
맛Finish
여운Information
종류
용량
도수
국가
케이스
구성
맥주 한 잔에 담긴 마부의 삶
맥주는 전용잔에 따라 마셔야 진가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 누구나 알고 있죠. 여기, 그 어떤 맥주보다 전용잔과의 궁합이 뛰어난 맥주를 소개합니다. 1791년, 파우웰 콱 앰버 에일은 당시 마차를 몰던 마부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아무리 능숙한 마부라 해도 움직이는 마차 위에서 맥주를 흘리지 않고 마시기는 쉽지 않았죠. 그래서 양조장은 마부가 운전 중에도 편하게 들고 마실 수 있도록 전용잔을 고안했습니다. '코치맨 글라스'라 불리는 이 잔은 목이 길고 얇아 장갑을 끼고도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나무 받침대를 마차의 횃불 걸이에 걸 수 있어 고정이 용이했죠. 시간이 흘러 마부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이 특별한 잔은 콱의 상징으로 남았습니다.
잔의 독특한 모양만큼이나 맥주 맛도 매력적입니다. 파우웰 콱 앰버 에일은 앰버 에일의 정석이라 불릴 정도로 짙은 호박색을 자랑합니다. 알코올 도수는 8.4%로 높지만, 입안 가득히 퍼지는 깊은 풍미가 전체적인 밸런스를 잘 맞춰줍니다. 달콤한 캐러멜 향이 코끝을 스치고, 고소한 비스킷과 바나나, 오렌지 마멀레이드의 달콤한 맛이 조화를 이룹니다. 마지막에 느껴지는 쌉싸름한 피니시는 단맛과 균형을 이루며, 균형 잡힌 맥주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전쟁 중에도 멈추지 않았던 양조 열정
벨기에 부겐하우트에 위치한 보스틸스(Bosteels) 양조장은 1791년 진 밥티스트 보스틸스(Jean-Baptist Bosteels)가 설립한 유서 깊은 양조장입니다. 2016년 AB InBev가 양조장을 인수했지만,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7세대에 걸쳐 보스틸스 가문이 직접 관리해 오고 있죠. 보스틸스 양조장은 부겐하우트 지역의 상징입니다. 7세대 중 3세대가 부겐하우트시 시장을 역임했으며, 지역 사회와 깊은 유대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양조장은 벨기에 최고의 맥주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1차와 2차 세계대전 중에도 양조를 멈추지 않았을 만큼 열정이 대단한 곳입니다.
파우웰 콱 앰버 에일 외에 트리플 카르멜리엣(Tripel Karmeliet)과 데우스 브뤼 데 플랑드르(Deus Brut de Flandres)가 양조장의 대표 맥주입니다. 트리플 카르멜리엣은 밀, 귀리, 보리로 만든 맥주로, 보리의 풍미와 밀의 적당한 바디감, 귀리의 부드러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데우스 브뤼 데 플랑드르는 '신의 맥주'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신을 뜻하는 라틴어 'deus'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이 맥주는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샴페인처럼 발효되어, 샴페인의 우아함과 섬세함, 맥주의 크리미한 질감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보스틸스 양조장의 맥주로 벨기에 맥주의 깊은 역사를 느껴보기 바랍니다.